by 이정훈 | 11월 9, 2020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조건 3가지
이정훈 팀장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데이터를 다루는 퍼포먼스 마케터의 역할을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내 1인 마케터로 시작하여 현재는 위피 앱의 국내 마케팅을 담당하며 유저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 신규 기능 개발 등 위피 마케팅의 모든 업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정훈 팀장의 데이터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마케터로서의 여정을 Q&A 인터뷰에서 확인하세요.
다양한 마케터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지표를 고쳐야 하나요?’, ‘어떤 매체가 좋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대부분의 퍼포먼스 마케터분들이 기술적인 부분이나 광고 운영에 대해 고민하죠. 저는, ‘콘텐츠에 집중해보라’고 답합니다. 상관관계가 낮은 데이터들을 오랜 시간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는 것 보다는 ‘각 매체에 맞는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트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매체여도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소재가 준비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타겟팅을 진행해도 정확도는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A 매체에서 좋았던 소재가 B 매체에서는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전 채널을 아우르는 콘텐츠보다는 매체별로 소재 세팅을 차별화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접하는 광고소재를 양적, 질적으로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생산력’이 중요한 것인데요. 저는 이 콘텐츠 생산력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 아래 3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실패는 많을수록 좋다
매체 최적화를 위해서는 수많은 trial and error가 필요합니다. 폰트를 바꿔보기도 하고 글씨 크기를 줄여보기도 하면서 계속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죠. 글씨 정렬부터 계절에 맞는 배경색, 무드에 따른 그림체까지 다양하게 시도합니다. 보통 한 소재가 매체에 최적화되어 전환이 정점을 찍기까지 3-7일 정도가 걸립니다. 그 이후로는 수치가 떨어지기 마련인데요. 위피는 3-7일씩 기다리지 않고 하루에도 여러 번 소재를 계속 교체합니다. 소재를 등록하고 적정 수준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바로 교체를 진행하는 것이죠. 그렇게 계속 trial and error을 반복하다 보면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가는 최적의 콘텐츠를 발견합니다. trial and error을 반복하며 ‘오래가는 콘텐츠’를 찾아내는 것이죠. 최적의 콘텐츠를 찾는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콘텐츠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더 많은 테스트를 통해 콘텐츠, 소재 등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하우로 남기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 입니다.
2. ONE TEAM으로 움직이기
수많은 trial and error을 빠르게 반복하려면 콘텐츠 제작부터 기획, 광고 운영까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터는 제작자에게 의도를 설명하는 기획서를 전달해야 할 것이고, 기획서를 제작자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 필요에 따라 피드백을 전달하고 다시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이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작자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마케터가 광고를 집행하며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간보다 기획서를 만들고, 기획서를 설명하고, 제작자와 마케터의 콘텐츠에 대한 시각이 같아질 때까지 회의하고 다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맞춰가는데 들이는 시간보다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늘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자와 마케터를 구분 짓지 않고 제작자도 마케팅을 할 수 있고, 마케터도 제작할 수 있는 팀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자신의 기획은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기에 의도하는 바 그대로 제작하는 것에 막힘이 없고, 자신이 기획한 콘텐츠의 효율을 직접 테스트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 원인을 훨씬 빠르게 확인할 수 있죠. 그리고 마케터는 NEXT 콘텐츠의 마케팅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고, 스스로 스케줄링 할 수 있게 됩니다.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죠. 원팀으로 진행된 이후 기획 문서 및 생각을 맞추는 과정에 할애했던 시간을 확보한 만큼 동 시간 대비 더 빠르고 많은 테스트 결과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3. WHY를 이야기하는 콘텐츠
저는 좋은 콘텐츠란 단순 제품의 USP를 설명하는 콘텐츠가 아닌, 제품의 ‘가치’를 설명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이 앱을 사용함으로써 내 삶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지,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콘텐츠로 보여주는 것이죠. 위피는 단순 데이팅 앱이 아닌 ‘새로운 관계의 확장’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연애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맞지만 근본적으로는 ‘일상에서 충족되지 않는 공허함을 친구나 만남을 통해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단순히 멋지고 아름다운 누군가를 만나라고 하기 보다는 일 끝나고 간단히 맥주 한잔 해보라는, 이런 고객의 니즈를 건드릴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가 단순 제품의 특장점만을 설명한 콘텐츠보다 훨씬 더 좋은 효율을 보여줍니다. 위피가 ‘동네친구 만들기’를 키 메시지로 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어렸을 때는 대부분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며 친구들과 같은 학교, 같은 동네를 공유하며 자랍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이후는 경제적, 직업적, 학업적인 이유로 본인이 원하는 지역이나 본인이 자라났던 지역에서 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과 가까운 곳에서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고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죠. 저희는 이런 본질적 상황들이 사람들을 감성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소구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구점들을 콘텐츠 구성에 충실히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고요.
마무리하며
지난해 전 세계 소셜서비스(매칭, 데이팅) 앱 시장 규모는 약 22억 달러(약 2조 6,400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외로움’으로 데이트 앱 시장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물리적 만남은 급격하게 줄었지만 ‘만나고 싶은 마음’까지 줄어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시도하고 협업하는 일이 마케터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