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하경 | 10월 27, 2021
지속가능한 앱 그로스를 꿈꾼다면
데이터 비즈니스의 국내 선두주자인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약 80만 사업장에서 쓰이는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통해 연간 15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거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장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캐시노트는 파빌리온(Pavilion Capital) 등으로부터 6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고 카카오, KT, GS 홀딩스 등과 전략적 투자·협력 관계를 맺으며 성장 중인데요. 김하경 매니저는 캐시노트 그로스팀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유저 Acquisition 지표를 끌어올리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하경 그로스 마케팅 매니저의 여정을 Q&A 인터뷰에서 확인하세요.
처음 앱 마케팅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는 제가 팔아내는 서비스가 누군가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존에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를 풀고 있는 산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현재 속해있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라 불리는 우리 주변의 사장님들께 필요한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전국 약 80만 사업장에서 쓰이는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통해 소상공인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쪽 B2B 비즈니스 도메인으로 넘어온 지는 약 반년 정도 되었는데, 그전에는 핀테크에서 마케팅을 했었습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과 서민들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미션이었는데요, 이 사각지대에 있는 타겟에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도 포함이 됐습니다. 이 핀테크 회사에서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한국신용데이터가 풀고자 하는 미션과 연결이 되었고, 도메인도 핀테크에서 B2B 비즈니스로 자연스럽게 바뀌었어요.
마케팅(Marketing)이란 언어 그대로 풀이하자면 ‘시장을 만드는 일’로 풀이됩니다만, 저는 마케터의 역할이 제품을 쓰지 않는 사용자에게 그것을 팔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현재 커리어에서 마케터의 역할을 뾰족하게 정의하자면, ‘시장을 만드는 일’ 보다는 ‘시장과 고객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쓸 사람들에게 제품의 효용 가치를 빠르게 인지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을 Product Market Fit이 맞는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시장과 트렌드는 늘 변화하고 있고, 마케터는 그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표와 성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터는 어떻게 지속적으로 시장과 고객의 거리를 효과적으로 좁히갈 수 있을까요? 저는 마케터 개인의 역량과 더불어 제품 그리고 팀, 이 세 가지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품이 진정으로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팀원들이 이 문제를 깊이 공감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본인의 액션을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이 확보되었을 때 제품, 팀, 그리고 개인은 지속 가능한 앱 그로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 (서비스)
말씀드렸듯, 마케팅은 앱과 잠재고객의 거리를 줄여가며 고객의 문제해결을 해주는데 기여해야 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제품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면 제품과 고객의 단차가 너무 커서 마케팅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 경쟁 서비스가 너무 많아서 차별력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케이스 모두 실무자가 앱 마케팅을 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실험과 이터레이션을 돌리는 데 제한적인 상황이 유도되거나, 지나치게 비용이 오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속한 조직인 한국신용데이터는 ‘사업의 모든 순간’ 그리고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똑똑하게’라는 미션 아래, 자영업자를 위한 앱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팀에 합류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캐시노트라는 서비스가 자영업자라는 정확한 타겟의 재무 관리를 비롯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였고, 좀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업을 안정화시키고 키워가는 과정에서 앱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명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카드매출 수수료인데요. 사업 초기에는 매출이 충분하지 못해 수수료율 측면에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를 금융위원회에서는 매 반기마다 대상자를 발표하고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 기존에 지출한 수수료와의 차액을 환급해드리고 있어요. 이 금액이 평균적으로 20만 원 대입니다. 저희는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해당 소구점이 개인사업자에게 가장 잘 작용한다는 결과를 얻었고, 그래서 이 메시지를 주요로 이미지와 동영상 크리에이티브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소구점이라 하더라도, 고객 후기 인터뷰라던지, 이미지 크리에이티브를 다양하게 가져가면 효과적인 CAC를 유지하면서 그로스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팀 내 공감대 형성
앱 그로스를 하는 실무자라면,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지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팔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이런 확신의 배경에는 내가 파는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다는 공감이 팀원들과 함께 형성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문제에 제대로 공감하고 있어야 합니다. 나, 혹은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가 동일한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 못하다면, 고객과 앱의 거리를 좁히는 데 가장 적합한 지름길을 찾지 못하고 먼 거리를 빙 둘러 돌아가는 현상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늘 나와 같이 일하는 팀원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습니다. 설득이 필요한 경우도 반드시 존재하는데요, ‘고객’이라는 구심점을 잃지 않고 문제의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팀원들과 합의를 하는데 시간을 쓰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길을 빙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름길을 찾는 준비 과정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최근 저희 팀에서 하는 시도는, 하나의 아젠다를 가지고 데이터를 함께 보며 답을 찾아가는 세션을 주기적으로 갖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는 작업은 각각의 실무자가 모두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개인의 learning이 팀 전체로 확장되기에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여러 사람이 이를 함께 보면서 각자의 인사이트가 결합되어 더 정교하고 의미 있는 가설과 결론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역량
내가 담당하게 되는 앱, 그리고 함께 일하는 팀이 정말 나라는 개인이 일하기에 적합한 환경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과 판단에는 반드시 그 근거가 명확해야 하고, 그 근거는 제품과 팀을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고, 본인이 현재 가진 리소스를 어떻게 쓸 것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직무가 타 부서와 유기적으로 맞물려있지만, 특히 마케터라는 업 자체는 본질적으로 제품과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의존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전담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광고부터, 요즘은 개발, 기획, UI/UX와 긴밀하게 연결된 CRM, 데이터, 그리고 revenue를 고려한 재무적 관점까지, 단순히 ‘앱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그 부분만 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 팀에서는 데이터 분석가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고, 데이터를 보는 작업이 필요할 때는 주로 개발자에게 부탁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이 팀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팀에서 데이터 작업에 관한 니즈가 있을 때 좀 더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되거나, 결과물이 빨리 나올 것 같았습니다. 팀에서는 필요한 롤이지만, 그렇다고 새롭게 사람을 뽑을만한 상황은 아닌 케이스라고 판단이 되었고 데이터에 관한 업무를 배우며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저 역시 데이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많아졌고, 팀에서도 마케팅뿐 만 아니라 콘텐츠, PR, 매출관리 등의 영역에서 데이터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
사실, ‘지속가능한 앱 그로스’를 한다는 것은 마케터로서 ‘지속 가능한 커리어 그로스’를 가져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품과 팀 안에서 내가 가진 리소스를 적재적소에 잘 쓸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추어지면 앱이든, 본인의 커리어든 자연스럽게 성장 곡선을 그려나갈 수 있습니다. 고객의 문제에 대한 공감, 제품에 대한 확신, 그리고 팀에 대한 신뢰를 통해 여러분들도 ‘지속 가능한 앱 그로스’를 꿈꾸시기를 바랍니다.